끄적끄적

2019.11.14 일기

Jenny0612 2019. 11. 14. 19:54

내 노트북을 호야한테 기부한 뒤로 글을 쓰는 일을 너무 소홀히 한 것 같다. 중간에 감정이 격해지는 일들은 많았는데 그 일들을 다 적지 않고 그냥 흘려 보냈다는 건 나름 견딜 수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요즘은 하루하루 그냥 살고 있다. 센존에 다닐 때나 한국에서 학원에서 일할 때나 별로 달라진 건 없는 것 같다. 나는 무기력하고 일도 공부도 하고 싶지 않다. 그냥 흘러가는 데로 살고 싶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살면 곧 죽을 것도 같다. 무기력의 늪에서 혹은 너무 운동을 안해 건강악화로 병에 걸리거나. 

얼마전에 MBTI 성격검사를 했다. 내가 '잔다르크 형-INFP'이라고 한다. 대부분 내 성격과 딱 들어맞았다. 일부를 좀 적어보자면(www.16personalities.com),  

중재자형 사람은 최악의 상황이나 악한 사람에게서도 좋은 면만을 바라보며 긍정적이고 더 나은 상황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진정한 이상주의자입니다. 간혹 침착하고 내성적이며 심지어는 수줍음이 많은 사람처럼 비추어지기도 하지만, 이들 안에는 불만 지피면 활활 타오를 수 있는 열정의 불꽃이 숨어있습니다. 인구의 대략 4%를 차지하는 이들은 간혹 사람들의 오해를 사기도 하지만, 일단 마음이 맞는 사람을 만나면 이들 안에 내재한 충만한 즐거움과 넘치는 영감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들은 논리나 단순한 흥미로움, 혹은 인생의 실용적인 부분이 아닌 그들 나름의 원리원칙에 근거하여 사고하고 행동합니다. 더욱이 성취에 따르는 보상이나 그렇지 못할 경우에 생길 수 있는 불이익 여부에 상관없이 순수한 의도로 인생의 아름다움이나 명예 그리고 도덕적 양심과 미덕을 좇으며 나름의 인생을 설계해 나갑니다. 그리고 그러한 본인들의 생각과 행동에 자부심을 느끼기도 하는데, 이는 마땅한 일입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들의 생각 뒤에 숨은 동기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지는 못하는데, 이는 자칫 이들을 외톨이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중재자형 사람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적절한 은유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생각을 상징화하여 다른 이들과 깊이 있는 의사소통을 한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직관적인 성향은 이들로 하여금 더 창의적인 일에 몰두하게 합니다. 이를 비추어보면 여러 유명 시인이나 작가, 그리고 배우가 이 성격 유형에 속하는 것이 그리 놀랍지만은 않습니다. 중재자형 사람에게 있어 본인 자신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자신이 속한 세상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이들은 종종 작품에 자신을 투영시켜 세상을 탐구하기도 합니다.

이들은 또한 뛰어난 언어적 소질을 보이는데 이는 비단 모국어뿐 아니라 제2외국어(심지어는 제3외국어까지!)를 습득하는 데에까지 재능을 보입니다. 이들의 뛰어난 의사소통 능력은 사람들 간의 화합을 도모하며, 그들이 목표한 바를 달성하기 위해 나아가는 데 도움을 줍니다.

암튼, 대강 이런 내용들이었다. 이렇게 성격검사를 하고 보니까 정말 내 성격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던 듯 하다. "아 맞다, 나 이랬지!" 하면서ㅋㅋ 좋은 경험이었다. 가끔 나 자신도 이렇게 변덕스럽고 즉흥적이고 계획없이 사는 내 모습이 이해 안갈 때가 많았는데 이제야 나 자신을 이해할 수 있겠다. 지구상에 나같은 사람들이 또 있다니 정말 다행이다. 난 또 내가 정말 유별난 케이슨 줄...

 

아 내가 학원강사로 일하면서 생각해보니 부모님께 선물을 드린 적이 한번도 없었다는 것을 깨닫고 이번에 에어팟2를 2개 구입했다. 엄마 왈, "넌 첫 월급 탔는데 우리한테 내복도 안 사주냐!!" 그러셔서 난 이미 갖고 계신 내복 대신 에어팟을 사드리기로 마음 먹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런 이유보다는 아빠가 내가 에어팟을 쓸 때 한 번씩 호기심을 갖고 질문을 하셔서 사드리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아빠만 사드릴 수는 없는 관계로 엄마 것까지 구매를 했다. 

 

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