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강신주의 감정수업 - 절망 편
Jenny0612
2020. 8. 1. 21:57
"미래에 대한 어설픈 기대, 혹은 불안한 희망이 없었다면, 우리는 그렇게 절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까 절망은 냉철한 이성을 가진 사람보다는 우유부단한 성격의 소유자에게 더 자주 찾아오는 감정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가 들었던 예 중 하나다. 회사에서 감원을 한다고 들은 회사원이 불안해하고 있던 중 상사에게 새로운 프로젝트를 받았다. 새 프로젝트를 맡아 해고되지 않을거라는 희망이 생긴 회사원에게 얼마 뒤 상사는 맡았던 프로젝트를 다른 이에게 넘기라는 지시를 했다. 회사원의 한 줄기 희망이 순식간에 절망으로 바꼈다.
"희미하게 흔들리는 촛불처럼 존재하던 희망이 완전히 사라지는 순간, 절망이 찾아온다."
영화 [더 리더]에서 주인공 한나가 본인이 문맹이라는 사실을 들키고 싶지 않아 저지르지도 않은 일로 수용소에 수감되었다. 죽는 것보다 문맹이라는 사실을 들키는 게 더 싫었던 것이다. 문맹이 결코 수치가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공부를 해서 쉽게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또 한나는 본인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춰지는지가 중요했던 것 같다. 어리석게 비춰지는 게 끔찍하게 싫어서 이성적인 판단을 마비시킨 것 같다. 그녀가 개개인 모두에게는 장단점이 있고 그저 본인의 단점은 문맹일 뿐이라는 점을 받아들였다면, 소설의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