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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본질 생각해 보니 난 질문은 많이 해도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진 않았던 것 같다. 친구가 "대학은 왜 가고 싶어?"라고 물었을 때 선뜻 답을 하지 못했던 이유도 나도 내가 왜 가고 싶은지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였다. 그 질문에 그렇게 말문이 막혔던 걸 보면, 다들 가니 나도 당연히 가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그 질문을 하는 친구는 참으로 독특한 친구였다. 내가 고민을 하고 있으면 항상 "왜? 왜 그게 하고 싶은데?"라고 되묻는 친구였다. 기억나는 건, 그 친구가 항상 "왜?"라고 물으면 난 당황했고 왜라는 질문에 "그냥"이라고 답하기 싫었던 나는, 그에 맞는 답을 내려 노력했다는 것이다. 내 대답이 진심이든 허구든 좀 더 듣기 좋은 쪽, 멋있어 보..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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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그땐 몰랐지 요즘 자꾸 옛날에 있었던 일들이 떠오른다. 사람은 과거를 추억하며 살아가는 사람과 미래를 꿈꾸며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난 90퍼센트 전자다. 불과 1년 전의 일이고, 그닥 행복하다고 느꼈던 날들도 아니었지만, 자꾸 그때의 장면들이 내 무의식에 흘러 들어온다.추억은 보통 행복한 기억을 회상하는 건 줄 알았는데 내가 그때 그 시절이 떠오르는 걸 보면 지금 현재 나의 시간에 대한 불만족인가. 아님 기억조작인가. 암튼 가끔 내 대학 생활이 그리운 건 사실이다. 학교 생활은 끔찍했지만 캠퍼스와 그 주변의 풍경들, 레스토랑과 상점들, Dock과 벤치들이 생각날 때면 다시 한번 그 곳에 가고 싶다. 너무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곳이었다. 학교에 모든 과제들을 제출하고 학기가 끝나기 전 주는 친구들과 거의 매일 doc.. 더보기
독서
꿈이 뭐길래
"존 아저씨의 꿈의 목록"이란 책이 눈에 들어왔다. 꿈. 22살의 나는 꿈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답답한 마음부터 든다. 도대체 뭘 꿈으로 불러야 하는지, 어떤 걸 꿈이라 말할 수 있는 건지 정의가 모호하다. 내 장래희망? 사고 싶은 물건? 하고 싶은 일? 가보고 싶은 곳? 먹어보고 싶은 음식들?어디서 부터가 꿈이고 어디서 부터가 꿈이 아닌걸까?어렸을 적 내가 "엄마/아빠는 꿈이 뭐야?" 라고 물었을 때 부모님의 심정과 같을까? 아무래도 나도, 부모님도, "꿈"이란 단어가 주는 아우라에 짓눌려 쉽사리 말을 못 꺼냈을 거다.뭔가 굉장히 위대하고 성스러운(holy한) 것을 말해야 할 것 같은 느낌 말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내가 대단한 꿈에 걸맞은 대단한 사람이라는 걸 증명하고 싶어하듯 내가 한번 쯤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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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글쓰기 근육을 만들고 싶으면 일단 많이 써야 한다. 그게 기본이다. 언제 어디서든 글을 쓸 수 있다면 무조건 쓰는 게 답이다." "생각은 자유롭고 상념은 스쳐간다. 생각하는 데에는 아무런 장애물이 없다. 버스 안에서든 샤워 꼭지 아래서든, 아니면 횡단보도 위에서든 생각은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아, 이건 중요한 생각이네. 꼭 기억해놔야겠다. 그런 생각도 적어두지 않으면 금방 사라진다. 이건 중요하니까 잊지 말아야지! 그렇게 결심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기억하면서도 정작 그 생각이 무엇이었는지는 떠올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생각과 느낌은 붙잡아 두지 않으면 내 것이 아니다. 우리 뇌는 엄청난 용량을 지녔지만 모든 정보를 다 저장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뭐든 많이 쓰는 것이다. 문자로 쓰지.. 더보기
- Detachment : 분리; 무심함 영화를 봤다. 처음에는 여러 교사들이 나와 인터뷰를 한다. 대부분 "왜 교사가 되었는가?"에 대한 답을 하고 있다. 다들 그냥 먹고 살려고, 혹은 부모님이 권유해서 교사가 되었다고 한다. 학생들을 올바르게 교육시키기 위해, 사명감을 갖고 교사가 된 분은 없다. 다음장면에선 학교가 나온다.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어떤 대우를 받는지 장면 장면마다 중요하게 보여진다. 나쁜 선생님은 없어보인다. 아이들이 지나치게 선생님을 무시하는 모습만 보인다. 영화를 보는 내내 어떻게 아이를 잘 교육할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주인공 헨리는 길에서 몸을 팔고 있던 어린 청소년 여자애를 우연히 만나 데리고 왔다. 집에서 밥도 주고 씻게 해주고 잠자리도 제공했다. 아이가 시간이 갈수록 달라지는 게 보였다. 길에서 살면 아이가 어떻게.. 더보기
- 엄마와의 관계 엄마와 나의 관계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계속해서 마찰이 생긴다면 그건 둘 다 변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다는 뜻이다. 엄마와 난 대화를 시작해서 좋게 마무리 된 적이 없다. 있다해도 손에 꼽을 정도다. 때로는 엄마가 때로는 내가 서로를 자극하는 말을 한다. 그리고 둘 다 참지 못하고 계속해서 서로를 상처주다가 종국에는 엄마의 "너랑은 얘기를 하면 안돼" 라는 말로 마무리된다. 매번 이랬다. 귀찮다. 엄마에 대해서 생각하기가. 어차피 우린 서로 맞지 않는다. 더 깊게 생각하고 싶지 않다. 엄마도 내 말, 표정, 어투에 상처받았겠지만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고칠 생각이 없다. 그건 엄마도 마찬가지겠지. 다투지 않으려면 적어도 한 사람은 참아줘야 할텐데. 둘 다 그럴 생각은 없다. 그렇다면 서로 보지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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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유시민 선생님의 글은 읽기 쉽다. 문자 그대로 술술 읽힌다. 거기에 재미까지 있으니 일석이조다. 문장이 정말 깔끔하고 담백하다. 그래서 그런지 내용들이 거짓없이 진실되게 느껴진다. 마치 유시민 선생님이 옆에서 하나하나 얘기해주시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공감이 되는 구절이 한 두개가 아니라 여러 개라 다 적어보겠다. " (첫 문장은) 정말 하고 싶은 말을 단문으로 일단 내지르는 것이다." 내가 대학교에서 에세이를 쓸 때 항상 고민하던 게 첫 문장이었다. 첫 문장을 못 써 몇 시간씩 노트북만 붙들고 있었던 적도 있다. 그만큼 스트레스를 받았었다. 돌이켜보면 그 당시에 나는, 첫문장을 임팩트 있게 써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글을 쓰려고 했었다. 첫 문장에서 확 시선을 끌어 교수님들께 깊은 인상을 주고 싶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