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렇게까지 엄마가 보고 싶었던 적이 있었나.
내가 이렇게까지 부모님이 보고 싶었던 적이 있었나 싶다.
향수병인가. 향수병이 찾아올 시기가 너무 늦지 않았나 싶다. 벌써 미국에 온지 어연 4년이 넘었는데...
그동안 내가 어떻게 살았고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았는지 사실 잘 기억나지 않는다.
원래 다들 그런건가.
그냥 답답하고. 몸도 안좋고. 속도 부대끼고. 아무것도 하기 싫고. 축축 처지고. 지금도 잘 쉬고 있으면서 빨리 방학이 오길 바란다.
내가 뭘 좋아하고 뭘 하고 싶은지 뚜렷한 생각이 있으면 바로 도전해 볼텐데. 참 어렵다. 내가 뭘 해야되고 뭘 하고싶은지 아는게 왜이렇게 어려울까. 세상에서 나를 제일 잘 아는 사람이 어디에 있다고.
운동을 할까. 공부는 체력싸움이니깐. 또 나만큼 내 몸을 소중히 여기고 가꿔줄 사람이 어디에 있나 싶다. 물론 부모님이 계시지만 언제까지 나와 함께 살아주신다는 보장은 없다.
그렇게 생각하니깐 인생은 정말 혼자만의 경주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하루 하루를 사는 기분은 어떤 기분일까.
어쩌면 내가 찾지 못하는 이유가 내가 찾으려는 시도조차 안해서인 것 같다. 정확히 말하면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방법을 모른다.
다양한 걸 시도? 그리고 사실 두렵기도 하다. 내가 만약 예체능 쪽을 좋아하면 어떡하지. 너무 늦은 거 아닐까 라는 생각이 계속 맴돈다.
어쩌면 좀 더 단순하게 동생처럼 음악을 하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기도 한다. 정호처럼 그냥 단순하게 매일매일 연습하는게 물론 굉장히 힘들고 고될 수도 있겠지만 단순한 작업이니깐 그만큼 뭘 해야할지가 뚜렷하니깐.
나는 무엇을 해야할까. 일단 지금은 책을 읽어야 겠지. 수업준비를 성실히 해가는게 내게 주어진 과제지. 책읽기+숙제+글쓰기.
어찌보면 굉장히 단순한 작업을 난 왜이렇게 진절머리나게 싫어할까.
지레 겁먹는 걸까. 책을 피려는 시도조차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는 걸 보면. 그리고 계속해서 읽어 내려가지 못하고 중간에 딴짓을 하는 걸 보면 내가 이 공부를 싫어한다고 결론을 내려도 괜찮을까.
난 아직도 내가 잘 하는 것과/ 잘하고 싶은 것을 구분짓기가 어렵다. 잘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잘 하는 건 얼마 없어서일까.
내가 생각이 너무 많아서 잘 안되는 것일까? 이런 생각하기 전에 책을 펴서 읽기 시작하면 되는데. 근데 또 그럴 때는 내가 이렇게 꾸역꾸역 책을 쑤셔넣는다고 이 내용이 내 것이 될까 라는 의문이 또 생긴다.
답답하다.
에세이는 이제 얼마 안 남았고. 학기도 거의 다 끝나가는데 발전한 모습은 안 보이고 점점 지쳐서 뒤쳐져가는 모습만 보이다니. 튜터들한테도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말이다. 그래야지 열심히 하는 학생 떡 하나 더 준다고 더 격려해주고 도와줄텐데 나는 참 이쁨받는 법을 모르는 것 같다. 아는데 안 하는건가. 바보라서?
이래저래 말이 길어졌다. 엄마 보고 싶다는 마음에서 결국 내 고민까지 쓰게 되었다.
역시 힘들 땐 부모님 밖에 없나보다.
그런 의미에서 빨리 엄마 아빠한테 가고 싶다.
본능적으로 내가 그분들과 있을 날이 얼마 없다는 걸 느끼는 것 같다. 동생들이랑 초코도 마찮가지고.
항상 타지에서 생활한다는 걸 느끼지 못하고 살아왔는데 나 꽤 오랫동안 타지에서 생활했구나 싶다.
졸업해서 한국에서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될 것 같다. 최대한 부모님과 붙어있고 싶다. 그냥 난 집이 좋다. 아무것도 지금 내겐 필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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